부산 대아호텔 화재 사건
덤프버전 :
주의. 사건·사고 관련 내용을 설명합니다.
이 문서는 실제로 일어난 사건·사고의 자세한 내용과 설명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이 문서는 실제로 일어난 사건·사고의 자세한 내용과 설명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1. 개요[편집]
1984년 1월 14일 아침 7시 50분 경 부산직할시 부산진구 부전동 257-3 소재 대아관광호텔(지상 10층, 지하 2층)에서 발생한 대형 화재.
2. 화재 원인 및 경과[편집]
최초 발화점은 호텔 4층의 헬스클럽이었는데 화재가 벌어진 원인이 참으로 어이없었다. 이날 아침 헬스클럽 종업원 김상기씨(당시 30세)가 석유난로의 불꽃을 최대로 한 상태에서 기름이 떨어지자 귀찮다는 이유로 난로의 불을 끄지 않고 등유를 넣으려다 그만 흘러넘친 등유에 불이 붙었고 김상기씨는 난로에 붙은 불을 끄려다 난로를 자빠뜨리면서 오히려 불길을 더욱 키워 버리고 말았다.
불은 호텔 내부의 내장재에 옮겨붙어 번지기 시작했고 마침 부산 앞바다에서 불어닥친 겨울 강풍에 더욱 강해진 화염과 연기는 건물 전체를 뒤덮으면서 호텔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 되고 말았다.
그런 상황임에도 정작 호텔에 설치된 비상벨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바람에[1] 투숙객들은 화재 발생 후 30분이 지나서야 이 사실을 알고 탈출하려 했으나 이미 내장재가 타면서 나오는 유독가스와 불길 때문에 퇴로는 완전히 막힌 상태였다. 더군다나 전날 저녁 호텔 나이트클럽에서 당시 인기 코미디언이던 임희춘을 초청한 신년맞이 공연을 개최하여 평소보다 투숙객이 많았고 다들 공연을 보며 신나게 먹고 마셨기 때문에 대다수의 손님들은 술이 덜 깨어 비상벨 소리를 듣지 못하면서 대피할 타이밍을 놓치고 말았다.
신고를 받은 부산 소방대는 화재 발생 27분 후인 오전 8시 17분 현장에 도착하여 화재 진압을 시도했고 오전 9시쯤 1차 진화를 끝낸 후 오전 10시 무렵에 불길은 거의 꺼졌지만 호텔 전체에 가득찬 유독가스 때문에 오전 11시 30분이 되어서야 소방관들의 내부 진입과 수색이 가능해졌다. 그 사이 옥상으로 대피한 투숙객 50여명은 고가 사다리차와 특파된 공군 헬기 등에 의하여 구조되었지만 그 과정에서 5명이 구조용 로프를 놓치면서 추락사하는 참극이 벌어졌다.
3. 피해 및 조사 결과[편집]
이 화재로 총 38명의 사망자[2] 와 부상자 68명[3] , 약 3억원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화재가 진압된 후 소방 당국의 조사 결과 건물 내 비상구의 출입문은 모조리 막혀 있었고[4] 스프링클러는 전혀 작동하지 않았으며 유사시 손님들을 대피시킬 유도등이나 비상벨도 미비한 상태였다. 게다가 호텔 종업원들이 화재가 발생하자 손님들을 대피시키기는 커녕 자신들부터 먼저 피신하는 등 화재에 대비한 소양교육도 전혀 갖춰지지 않은 점도 탄로났다.
한술 더 떠 화재가 발생한 헬스클럽은 호텔 옆 건물에 불법으로 조성되었고 헬스클럽과 호텔을 연결하는 통로를 탈법적으로 낸 것과 호텔 내장재를 값이 싼 방염 기능이 없는 소재로 한 것을 무마하기 위해 부산직할시 담당 공무원들에게 뇌물을 건냈다는 사실까지 밝혀졌다.
엄밀히 말하자면 피해 규모의 차이만 있을 뿐 12년 1개월 전에 발생한 대연각호텔 화재의 복사판이나 마찬가지였던 사고인 셈이다.
결국 화재의 주범인 김상기는 중실화 혐의로 구속되었고 호텔 회장 박낙양(당시 48세, 여성)과 사장 김씨(당시 42세)를 비롯한 임직원과 부산직할시 공무원들도 소방법 및 건축법 등 위반으로 쇠고랑을 찼다.
4. 여담[편집]
- 대아호텔 화재는 대연각호텔 화재(사망 161명, 부상 68명, 실종 25명), 대왕코너 화재사고(1974년 2차 화재, 사망 88명, 부상 35명), 서울시민회관 화재 사고(사망 53명, 부상 76명) 이래 1980년대, 그리고 제5공화국 사상 최대 최악의 화재 사고로 이름을 남겼다.
- 상기 언급한 바와 같이 사고 전날인 13일 저녁 호텔 지하 나이트클럽 무대에 출연한 코미디언 임희춘은 공연을 끝내고 대아호텔 702호에서 하룻밤을 묵고 화재 발생 40분 전인 14일 아침 7시 10분 경 서둘러 체크아웃한 후 김해공항으로 달려가 서울행 비행기에 탑승했다. 이유는 그 다음날인 15일 오후 생방송으로 예정된 KBS 코미디 쇼 대본을 집에 놓고 부산으로 오는 바람에 사전 연습을 못 하게 되어 어쩔 수 없이 아침 일찍 호텔을 떠난 것이었는데 그 덕분에 임희춘은 참변을 피할 수 있었다. 그리고 동료 코미디언들은 임희춘이 15일 생방송 현장에 나타나자 모두 "살아 돌아온 것을 환영한다"며 박수를 쳤다고. 만약 임희춘이 대본을 갖고 갔더라면 화마(火魔)에 천수를 누리지 못했을 지도 모를 일이었다.[5]
- 가수 김수희는 당시 대마초 사건 연루[6] 와 지병 등으로 활동을 중단한 뒤 항간에 자살했다는 소문이 나돌 정도로 힘겨운 나날을 보내다가 간신히 몸을 추스린 후 컴백을 준비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대아호텔의 신년 특별공연 출연을 제의받고 1월 17일 부터 무대에 오를 예정이었지만 공연 사흘 전에 화재가 발생하여 다행히 화를 면했다고 한다.
- 대아호텔은 화재 이후 수리한 뒤 꽤 오랫동안 영업하다가 모기업인 대아기업이 1998년 IMF로 인하여 부도를 내고 1999년 11월 경매로 나왔다.# 수 차례 유찰 끝에 2001년 10월 아이온시티가 75억원에 대아호텔을 인수하였고 # 이후 호텔 건물은 철거되어 그 자리에는 아이온시티빌딩이 들어섰다.
5. 둘러보기[편집]
이 문서의 내용 중 전체 또는 일부는 2023-12-01 04:54:30에 나무위키 부산 대아호텔 화재 사건 문서에서 가져왔습니다.
[1] 모조리 먹통이 된 것은 아니었지만 층별로 띄엄띄엄 벨이 울렸기 때문에 작동하지 않은 것이나 마찬가지였다.[2] 외국인 사망자 5명 포함.[3] 외국인 부상자 6명 포함.[4] 이 때문에 맨 윗층의 투숙객들은 창문을 타고 어렵게 옥상으로 기어 올라가는 위태로운 장면이 잡히기도 했다.[5] 해당 항목을 보면 알겠지만 임희춘은 2020년 2월에 향년 87세로 세상을 떠났다. 지금 기준으로도 상당히 장수한 인물이다.[6] 나중에 무죄로 판결났다.